코스피가 4,000으로 폭락해도 곱버스는 24원? 시뮬레이션으로 증명한 음의 복리와 변동성 드래그의 공포
안녕하세요, 수퍼짠돌이입니다! 🥃📚
지난 글에서 저는 KODEX 인버스 2X(일명 곱버스) 상품으로 대규모 손실을 본 투자자들의 원인을 짚어보며 다음과 같이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이 글이 올라간 후, 감사하게도 한 이웃 블로거분께서 날카로운 피드백을 주셨습니다. 저 역시 그 지적을 전적으로 수용하여 "과연 코스피가 4,000에 도달할 때 곱버스의 진짜 이론 가격은 얼마가 될 것인가?"를 두고 정밀 시뮬레이션을 돌려보았습니다.
결론부터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지난번 제 주장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습니다.'
제가 어떤 부분에서 오류가 있었고, 어떤 부분에서 소름 돋는 진실을 포착했는지 오늘 3가지 실험 조건의 데이터를 통해 낱낱이 공개합니다. (※ 단, 본 시뮬레이션은 수수료와 스왑 비용을 제외한 수치이므로, 실제 계좌에 찍히는 곱버스 금액은 아래 이론값보다 무조건 훨씬 낮다는 점을 감안하고 보셔야 합니다.)
1. [실험 1] 변동성 드래그가 없을 때 (순수 하락 고정)
먼저 시장이 아무런 반등 없이 매일 일정한 비율로 매끄럽게 하락하여 코스피 지수 4,000선에 도달할 때의 시나리오입니다. 이 부분은 제가 틀렸던 영역입니다. 하락 기간(거래일)이 길어질수록 곱버스의 금액은 제가 생각했던 190원보다 훨씬 더 높아질 수 있었습니다.
| 일일 하락 수익률 | 도달 지수 (목표) | 도달 시기 (소요 거래일) | 곱버스 예상 금액 |
|---|---|---|---|
| -30.0% | 4153.31 | 2거래일 | 215원 |
| -3.5% | 4011.18 | 21거래일 | 347.8원 |
| -2.0% | 4013.87 | 37거래일 | 358.5원 |
| -1.0% | 4029.05 | 74거래일 | 363.0원 |
| -0.5% | 4016.41 | 149거래일 | 369.0원 |
| -0.1% | 4014.38 | 747거래일 | 373.0원 |
매일 일정한 비율로 떨어지면 거래일수가 길어질수록 곱버스의 금액이 야금야금 늘어나 최고 373원까지도 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 세계에서는 거래일이 늘어날수록 연 0.64%의 운용보수와 파생 상품 특유의 막대한 스왑 비용(Swap Cost)이 누적됩니다. 즉, 이 이론값 역시 수수료에 의해 심각하게 갉아먹히게 됩니다.
2. [실험 2] 변동성 드래그 반영 (-1% 하락 추세 속 등락)
진짜 지옥은 지금부터입니다. 주식 시장은 절대로 직선으로 내려가지 않습니다. '변동성 드래그(Volatility Drag)'란 지수가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할 때 일일 수익률의 복리 계산 방식으로 인해 자산 가치가 영구적으로 손실되는 현상입니다. 레버리지와 인버스 2X의 가장 치명적인 주적이죠.
2거래일 단위로 등락을 주어 평균 -1% 하락의 궤적을 그리며 코스피 4,000으로 갈 때의 결과입니다.
| 2거래일 수익률 조합 | 도달 지수 (목표) | 도달 시기 (소요 거래일) | 곱버스 예상 금액 |
|---|---|---|---|
| -4% / +3% | 4002.24 | 127거래일 | 234원 |
| -3% / +2% | 4020.06 | 140거래일 | 284원 |
| -2% / +1% | 4011.38 | 143거래일 | 337원 |
단순히 매끄럽게 -1%씩 하락했을 때(363원)와 비교해 보면, 시장이 출렁였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최대 129원이나 금액이 삭제(234원)됩니다. 똑같이 코스피가 4,000포인트라는 목적지에 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파도를 타고 내려왔느냐에 따라 내 계좌의 처참함이 달라진다는 뜻입니다.
3. [실험 3] 변동성 드래그 극대화 (-0.1% 미세 하락 속 격렬한 등락)
이번 시뮬레이션 결과는 저마저도 온몸에 소름이 돋을 만큼 충격적이었습니다. 시장이 매일 격렬하게 요동치며 아주 미세하게(-0.1% 수준) 하락하여 마침내 코스피 4,000에 도달했을 때의 시나리오입니다.
| 2거래일 수익률 조합 | 도달 지수 (목표) | 도달 시기 (소요 거래일) | 곱버스 예상 금액 |
|---|---|---|---|
| -4% / +3.9% | 4020.24 | 582거래일 | 24원 |
| -3% / +2.9% | 4014.06 | 767거래일 | 50원 |
| -2% / +1.9% | 4023.10 | 1051거래일 | 112원 |
| -1% / +0.9% | 4010.33 | 1355거래일 | 259원 |
보이십니까? 시장이 미친 듯이 롤러코스터를 타며 질질 흐를 경우, 코스피가 4,000을 돌파하는 역사적인 대폭락장이 연출되어도 내 곱버스는 고작 '24원'이라는 동전주가 되어있을 수 있습니다. 변동성이 높은 상태로 시간이 끌리면 곱버스는 영구적인 자산 소멸(회복 불가능) 단계로 진입합니다. 제가 이전에 경고했던 위험이 수학적 팩트로 증명되는 순간입니다.
짠돌's View: "음의 복리는 무한대로 뻗지 못한다"
이번 시뮬레이션 데이터 실험을 거치며 우리가 반드시 뼈에 새겨야 할 최종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시간(거래일)이 길어질수록 음의 복리는 제한적으로 누적된다.
② 만약 당신의 곱버스 평단가가 400원 이상이라면, 향후 코스피가 4,000까지 붕괴되어도 원금 회복은 사실상 수학적으로 불가능하다.
③ 시장의 변동성이 널 뛸수록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의 가치는 심장마비에 걸리듯 파괴된다.
우리가 흔히 아는 우상향 자산의 '양의 복리'는 가속도가 붙으면 상방으로 무한대로 발산합니다. 기다릴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죠. 하지만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2X의 '음의 복리'는 하방인 0을 향해 수렴할 뿐, 하락 기간이 무한정 이어진다고 해서 나에게 무한한 수익을 안겨주지 못합니다. 그렇기에 거래일이 아무리 늘어나도 코스피 4,000 기준에서 곱버스가 구조적으로 373원을 넘기 힘든 구조적 천장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물려있는 곱버스를 쳐다보며 고통받고 계실 분들께, 제가 감히 매도해라 마라 정답을 내려드릴 수는 없습니다. 다만 숫자가 말해주는 냉정한 진실은 하나입니다.
"언젠가 삼전이 무너지고 코스피가 폭락하면 내 곱버스도 본전은 오겠지"라는 막연한 기대로 보유를 지속하는 것은, 시간이 흐를수록 나에게 확률적으로 완벽하게 불리해지는 슬롯머신 게임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부디 소망과 기도를 투자의 영역에 섞지 마십시오. 차가운 이성으로 데이터를 바라보고, 리스크를 끊어내는 현명한 결단을 내리시길 응원합니다.
📌 곱버스 시뮬레이션 핵심 요약 노트
- 매끄럽게 일방적으로 하락 시 이론상 373원까지 가지만, 이는 수수료와 스왑 비용이 제외된 수치다.
- 시장이 출렁이며 내려가는 '변동성 드래그'가 개입하면 곱버스 가격은 무참히 조각난다.
- 하락과 반등이 지루하게 반복되면 지수 4,000이 와도 곱버스는 24원 토막이 날 수 있다.
- 음의 복리는 0으로 수렴하는 성질이 있으므로, 장기 물타기는 자산 증발의 지름길이다.